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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믿을 수 없어요! 그래, 무예계의 사대 문파가 연합 전선을 펼쳐서 대결하는데도 천하제

일방인지 뭣인지 하나를 당해 낼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돼요!”매소천이 선뜻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매약화 아가씨의 앞을 가로막아 말리면서 껄껄대고 너털웃음을 쳤다.”헛! 헛! 헛!

얘야! 그렇게 화를 낼 것까지는 없다! 이 대사님께서 반드시 일신에 놀라운 무술의 절학을 지

니고 계신 모양이니, 우리 천하제일방의 사건을 깨끗이 매듭 짓고 난 다음에, 이 오라비가 이

대사님을 한 번 청해다가 그 놀라우신 재간을 확인해 보면 그만일 게 아니겠느냐?””흐흐흥!”

곤륜황승의 냉소 소리는 오만 불손하고 안하무인격이었다.그는 천성이 거칠고 사납게 타고

난 데다가 이제 분노가 극도에 달하고 보니, 시커먼 두 눈썹이 불끈 위로 치올라 갔고, 두

눈에서는 누런빛이 번쩍번쩍 뻗쳐 났다.”좋소! 소승도 언젠가는 한 번 화산파 영도자 매소천

선생의 그 유명하다는 팔음옥소의 수법이 과연 얼마나 기기 묘묘한지 구경해보고 싶던 참

이었으니까‥‥‥‥”매소천은 어디까지나 한 문파의 영도자로서 추호도 손색이 없는 대장부다

운 인품을 갖춘 인물이었다.냉정 침착한 태도로 천연스럽게 웃으며 응수했다.”대사님! 그다

지 조급하게 구실 것은 없소! 이 매소천이 한 번 말을 입 밖에 내놓은 이상,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언제고 한 번 대사님의 소원을 풀어 드릴 날이 반드시 있을 줄 아오!”정기봉은 무

슨 까닭인지, 부동의 자세로 점잖게 앉은 채 입가에 미소만 띠고 통 한 마디 말도 없었다.

마치, 곤륜황승이 매소천과 따따부따 따지고 있는 태도를 묵인한다는 듯한 모양이었다.

명원방장이 또다시 두 어깨를 약간 으쓱하고 위로 치올렸다.이 소림파를 대표하는 스님은

, 남이 옆에서 말을 할 때에는 언제나 눈을 아래로 깔거나 혹은 꽉 감고 장엄한 표정으로

꼼짝도 하지 않고 점잖게 듣고 있기만 했다.그가 홀연 합장을 하고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

했다.”나무 아미타불! 여러 영도자, 대표자, 두령님들! 이 노승의 말을 잠시 들어 주시오!”

소림파의 고승인 명원방장은 비록 언제나 면목에 자상한 기색이 감돌고, 말투도 부드럽고

조용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볼 때에는 도리어 한없이 위엄을 갖추고 있는 인격자의 얼굴이

었다.대전 안에 꽉 차 있는 여러 영웅 호걸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의 얼굴 위로 쏠렸다.

명원방장의 다음 말소리가 들렸다.”이분께서는 먼 곳에서 오신 손님 같고, 비록 종파는 알

수 없다할지라도 같은 불문(佛門)이신 듯한데, 곤륜산에 있는 부진 상인(不塵上人)과는 어

떤 관계가 되시는지 알고 싶소!”곤륜황승은 무예계에서 정종(正宗)이라고 깍듯이 선배 대

접을 하는 소림파의 명원방장도 안중에 없다는 듯, 거만스럽게 냉소를 터뜨리며 대답했다.

“흥! 그분이 바로 나의 스승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