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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라. 이곳은 내가 비워둘 것이니. 하하하! 이렇게 경사스러운 날 그렇게 풀이 죽어서야

되겠니. 기운을 내거라.”천자헌의 말에 천여랑은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해.””어이구, 감개

가 무량하오이다. 하하하!”천여랑의 축하한다는 말에 천자헌은 웃으며 농담처럼 말했다.

천여랑은 천자헌의 말에 애써 웃었다.”묘용 공자는 좋은 사람이다. 네가 그처럼 뛰어난

인재에게 시집을 가니 나도 마음이 편하구나.”천자헌의 말에 천여랑은 고개를 숙였다.

천자헌은 그저 부끄러운 마음에 그러는 것으로 보았다.’초일도 좋은 사람이었어요…….’

천여랑은 아직도 초일을 잊지 못하는 자신을 탓했다. 그 사람은 죽은 것이다.”여랑아,

이제 지아비를 섬기니 행동에 많은 제약이 따를 것이야. 무엇보다 묘용 세가는 어른들

도 많이 계시니 잘 모시도록 해라. 내일 봉황제와 함께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묘용 세가

와의 혼례가 치러질 것이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는 것도 드문 일이다. 사실

난 조금 부럽다. 내가 장가를 갈 때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았으니까. 그러니 잘

살기를 바란다.”천자헌의 말에 천여랑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는 이제 성주님을 뵙고 내

일 있을 봉황제의 준비를 위해 가봐야겠다. 오늘은 저녁을 함께 하자꾸나.”천자헌의 말

을 들으며 천여랑은 고개를 숙였다.”녀석, 좋기는 좋은가 보구나. 하하하!”천자헌은 천

여랑의 모습에서 기쁨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나왔다. 천여랑은 가만히 천자헌

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언제 보아도 의지가 되고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천여랑

에게 천자헌은 아버지이자 오라버니이고 좋은 친구였다. 이제는 그런 천자헌과도 이

별을 해야 한다. 결혼이란 그런 것이다. 적어도 천여랑에게는 그런 것이었다.천자헌

은 자향전을 나와 문화궁으로 향했다. 문화궁은 특성상 내성에서 약간 떨어져 위치하

고 있었다. 내성의 좌측으로 가다 보면 하나의 인공 숲이 나온다. 대나무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는 이곳은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그저 보기 좋은 숲이다.하지만 이곳에는

백여 명이나 되는 천왕성의 무사들이 숨어 있다. 그렇게 경계를 하는 이유는 문화궁

에 있는 거의 모든 문서들과 보관되고 있는 책들의 중요성 때문이다.그곳을 지나면

산이 나온다. 바로 천목산이다. 천목산의 한 갈래가 내려와 작은 산을 이루는 이곳에

문화궁이 존재한다.문화궁의 구조는 굉장히 단조롭다. 삼 층의 중심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