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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후흥! 나는 이곳으로 오기 전에 그 계집을 먼저 저승길로 보내서 네놈을 기다리고 있게

해놓고 왔다! 네놈이 지금 당장에라도 그 계집을 만나 보고 싶다면, 이 방주는 특별히 자비심

을 베풀어서 네놈부터 저승길로 보내 주마!”주육화상은 갑자기 모가지를 움츠러뜨리고 소리

를 질렀다.”그게 정말이란 말인가?”정기봉은 위엄 있는 말투로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물론

이지! 이 방주가 너 같은 중 녀석하고 농담을 하겠느냐?”주육화상은 울상을 하고 또 소리를

질렀다.”위대하신 방주님! 좋은 일 좀 하는 게 어때? 이 화상은 저승길을 어디로 가는지 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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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니까, 위대하신 방주님이 날 위해서 앞장을 서서 길을 좀 인도해 달란 말야!”주육화상의 이

말에 계곡 어귀는 또 한 번 웃음의 도가니가 되었다.정기봉은 어찌나 울화가 치밀었는지 긴 수

염을 후들후들 떨면서 두 눈을 무섭게 딱 부릅떴다. 이 화상이 이렇게까지 짖궂은 소리를 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고운 말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바로 이

때, 소세옥이 처참한 음성으로 크게 웃으면서 고함을 질렀다.”그대들의 이야기는 아직도 끝

나지 않았단 말인가?”주육화상은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만빙여 아가씨를 보고 한편 눈을 찡

긋하면서 말했다.”이봐! 조카! 이 화상 아저씨에게 준다던 술을 잊어버려선 안 돼!”말을 마치

자, 머리를 쩔레쩔레 흔들면서 현도노인의 등덜미로 물러 나가서 버티고 섰다.만빙여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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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현도노인의 왼편 어깨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황금빛 원숭이를 손짓해서 불렀다.”원숭아!

이리 온!”황금빛 원숭이는 사람의 말을 곧잘 알아들었다. 끽끽! 괴상한 소리를 지르더니 한줄

기 황금빛 광채가 번쩍하는 순간, 벌써 만빙여 아가씨의 품속에 안겼다.강주 아가씨가 이때 별

안간 비운을 쳐다보고 한편 눈을 찡긋해서 뭣인지 암시를 주었다. 비운은 잘 알아차렸다는 듯

이,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고개를 까딱까딱했다.매약화 아가씨가 소세옥의 귓전에다 대고

나지막한 음성으로 속삭이듯 말했다.”이제 건강이 막 회복된 판이니 절대로 몸조심 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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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세옥은 매약화 아가씨를 한 번 쳐다보고 긴 한숨을 내쉬며 침통한 표정으로 대답했

다.”이 소세옥에게 만약에 불행한 결과가 발생할 때에는 자중 자애하시기 바라오!”매약화

아가씨는 처량한 표정으로 씽긋 소리 없이 웃으며 대꾸했다.”내 걱정은 말아요. 나는 악

착같이 살아나갈 거야! 그대를 따라서 죽을 수는 없어! 그대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나 많으니까‥‥”소세옥은 약간 놀랍다는 표정이었다.대뜸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