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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눈을 번쩍 쳐들고 사방을 휘둘러 봤을 때, 과연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두 줄기 사람의

그림자가 저마다 어깨에 한 사람씩 떠메고 곧장 컴컴한 거리를 향하고 뺑소니치고 있었다.

무영객은 평소에 실수를 해본 적이 없었다.그런데 오늘 밤에 뜻밖에도 강주라는 나이 어린

소녀가 시끄럽게 구는 바람에 뜻한 바를 망쳐 버리고 말았으니 격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흥! 어디 두고 보자! 감히 어떤 놈들이 내 앞에서!”그는 흥분한 어조로 혼자 중얼대며 암흑

속으로 뺑소니치는 두 그림자의 뒤 쫓아 쏜살같이 몸을 날렸다.이편에 남아 있는 비운은 칙

하는 요란스런 바람 소리를 듣자, 곧 무영객이 딴사람을 쫓아서 어디론지 가 버렸음을 알아

차리고 간신히 한숨을 돌렸다. 즉각에 강주 아가씨의 혈도를 두들겨서 풀어 놓아 주었다.

그래도 다행한 일이었다. 무영객이 강주 아가씨의 혈도를 찌른 수법이 보통 수법이었고, 치

명적인 타격을 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가씨는 혈도가 풀리자 쉽사리 몸을 뒤집고 벌떡

일어설 수 있었다.비운이 기쁨을 금치 못하며 성급히 말했다.”아씨!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

어요! 아슬아슬한 판이었어요!”평소에 남의 앞에서 실수를 해본 일이 없던 강주 아가씨는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새빨개졌다.우선 궁금해서 비운에게 물어 봤다.”누군지 두 사람을 구

출해 가지고 달아났느냐?”비운이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대답하는 말.”네! 그랬어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우리들은 절대로 몸을 뛰쳐날 수 없게 될 뻔했어요!”강주 아가씨는 앵도같

이 새빨간 입술을 쫑긋쫑긋하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무영객이란 자의 무술 재간은 정

말 신출귀몰하고 오묘 불가사의하다! 확실히 섣불리 건드릴 존재가 아닌데!”비운은 초조했

다.”아씨, 우리 빨리 달아나요!”강주 아가씨는 잔뜩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얘! 난데없이

나타났던 사람은 누구냐?””저도 똑똑히 보지 못했어요! 단지 그중 한 사람이 여자라는 것

만 알아 차렸어요!””만빙여 아가씨가 아니었을까?””음성이 아주 딴판이던데요!”강주 아가

씨는 뭣인지 잠시 망설이다가 선뜻 말했다.”그럼, 우리도 빨리 쫓아가 보자! 만약에 그 두

사람들이 무영객의 손아귀에 걸린다면, 또 죄 없는 사람을 둘이나 더 죽이게 되지 않겠

느냐?”비운은 강주 아가씨가 또 쓸데없는 모험을 하려는 줄 알아차리고 가로막으려

했다.그러나 눈치 빠른 강주 아가씨가 그대로 있을 리 없었다.”겁낼 것 없단 말이야! 이

번에는 우리가 표면에 나타날 것 없이, 만약에 그 두 사람들이 위험한 지경에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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