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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혼검 매약화 아가씨는 벌써부터 정자운 아가씨가 소세옥이라는 청년의 어렸을 적 소꿉동무라

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은행같이 윤곽이 또렷한 눈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운 아가씨

의 아래위를 유심히 훑어보고 있었다.광장에 모여 있는 천하제일방 사람들은 신영시자가 친

히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암암리에 한숨을 돌리고 적이 마음을 놓

을 수 있었다.그리고 그 반면에 삼대 문파의 영도자들은 적지 않은 실망의 빛을 드러냈다.단지

한 사람, 화산파의 영도자 매소천만은 전혀 다른 입장에서 놀라움과 기쁨을 금치 못했다.주

육화상이 또 껄껄대고 웃고 나서 이죽이죽 말을 꺼냈다.”핫! 핫! 핫! 어때? 이 화상이 그대를

속이지 않았지? 오늘 밤 일을 치르고 나서‥‥‥ 이 빌어먹을 친구야! 나에게 천일취 천하 명주

를 한 주전자 선사하지 않으면 톡톡히 혼이 날 줄 알아야 돼!”매소천은 며칠 동안을 두고 가

슴 한복판이 꽉 막혔던 것 같던 심정이 다소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웃음소리도 훨씬 명랑

해졌다.”이 사람! 화상 친구! 자네가 죽지 않고 살아만 있다면야, 이 매소천은 꼭 약속을 이

행함세!”그들이 이런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을 때, 매약화, 강주 두 아가씨와 비운

이 벌써 광장 한복판까지 걸어오고 있었다.강주 아가씨는 만빙여 아가씨와는 전혀 성격이

달랐다. 누구 앞에서나 우선 예모를 차릴 줄 알았다.삼대 문파의 영도자들에게 먼저 정중하

게 절을 하고 나서, 고개를 돌이켜 주육화상을 보고 쌍끗 웃으면서 물었다.”우리 만씨댁 아

가씨는 아직도 오지 않으셨나요?”주육화상이 히죽벌죽 웃는 낯으로 대답하는 말.”벌써 왔

었소. 그런데 방금 급한 일이 생겨서 잠시 이 자리를 떴지.”강주 아가씨는 영문을 모르겠다

는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반문했다.”급한 일요? 무슨 일인데요?””아가씨! 잘 살펴보시오. 지

금 이 자리에 어떤 사람 하나가 보이지 않는지?”강주 아가씨는 새카만 눈동자를 두리번두

리번하면서 삼대 문파 영도자들의 등덜미를 자세히 살펴봤다. 그제서야 소세옥이 아직도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갑자기 깜짝 놀라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 참, 우리 소세옥 오라버니가 아직도 나타나지 않으셨군요?”매약화 아가씨는 마침

오라버니 매소천과 뭣인지 낮은 목소리로 쑤군쑤군하고 있었다. 소세옥이 나타나지 않았

다는 소리를 듣자, 날카로운 시선을 사방으로 휘둘렀다. 확실히 자기가 좋아하는 청년의 그림

자도 찾아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