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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구나!’연비가 또 간신히 입을 열었다.”아가씨, 저어‥‥‥‥”사마림 아가씨는 흐느껴 울며

대답했다.”젊은 친구! 나한테 무슨 하고 싶은 말이 있나?”연비는 점점 더 심해 오는 고통을 억

지로 참아 가며 간신히 말을 계속하는 모양이었다.”아가씨는 어떻게 일견사 허비가 이 산속에

있다는 것을 아셨습니까?””그런 게 아니구‥‥‥ 나는 숲속으로 그놈의 뒤를 밟아왔던 길이었어.”

연비는 까닭을 알 수 없다는 듯이 답답한 심정으로 억지로 말하는 모양이었다.”그때, 왜 아가씨

는 대담하게 나타나셔서 손을 쓰지 못하셨습니까?””아하! 그게‥‥‥ 그게‥‥‥‥”사마림 아가씨는

이미 후회해 봤댔자 소용이 없다는 괴로운 심정으로 긴 한숨만 땅이 꺼지도록 내쉬었다.

“나는 먼저 그대를 구해 놓고 나서 일견사 허비란 놈에게 원수를 갚아 볼 작정으로 망설이

기만 하다가‥‥‥‥”연비의 두 눈에는 눈물이 글썽글썽했다.”아! 그렇다면 제가 도리어 아

가씨를 이렇게 처참한 지경에 빠지게 해드린 셈이 됐군요.”사마림 아가씨는 울음 섞인

음성으로 성급히 대답했다.”천만에 그건 아냐! 그런 말을 해주면 나는 더욱 괴로울 뿐! 이건

‥‥‥ 이건‥‥‥ 나의 운명이었어. 나는 정말 죽고 싶은 생각밖에 아무 것도 없으니까‥‥‥‥”연비는

깜짝 놀랐다.”죽고 싶으시다뇨! 불공대천지 원수 놈을 그대로 내버려두시구?””이봐요, 연비

! 젊은 친구‥‥‥‥”사마림 아가씨는 말문이 막히는 듯 한참 만에야 간신히 다음 말을 했다.

“나는 내 몸만이라도 깨끗이 죽어 갈 수 있다면 다행으로 생각하겠어. 젊은 친구는 놈들의

악랄하고 잔인한 흉계를 잊어버리지 않았을 테지?”연비는 이를 부드득 갈면서 저주에 가

득 찬 음성이었다.”놈들은 너무나 악독해요. 너무나 잔인해요. 언제든지 저는 놈들을 갈가

리 찢어 죽이고 말겠습니다. 아가씨의 분풀이를 톡톡히 해드리고야 말겠습니다.”사마림

아가씨의 음성은 감격으로 떨렸다.”저 ‥‥‥ 젊은 친구!”아가씨는 말을 더 계속해 내려가지

못했다.연비라는 젊은 친구는 비록 명문(名門)의 출신이 아닌 보잘것없는 청년이라 할지

라도, 이 순간에 있어서 사마림 아가씨가 매달려볼 수 있는 오직 하나의 사람이었다.만약

에 둘이 꼭같이 부자유스럽지만 않은 몸이라면, 아가씨는 당장에 뛰어 내려가 연비를 부둥

켜 안고 방성 통곡이라도 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이만한 희망조차 허락되지 않

는 기막힌 자기의 신세‥‥‥ 그것을 생각했을 때 사마림 아가씨는 말문이 막혔으며 그저 흐

느껴 우는 도리밖에 없었다.냉정히 말하자면, 무예계 사람은 누구의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