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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은 입을 삐죽삐죽하면서 소리 없이 혼자 웃고 나서 태연히 말했다.”이봐요! 화상님!

이게 무슨 꼴이에요? 딱하게 되셨군요. 하지만 미친 사람처럼 그렇게 악을 쓰진 마세요.

여기 제가 있잖아요!”그 묘족의 복장을 한 늙은 괴물은 신법이 질풍같이 빠르고 날쌨다.

두 넓적다리에서 시퍼런 광채가 번쩍하고 뻗쳐난다 싶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주육화상

의 등덜미로 육박해 들어갔다. 그리고는 징글맞은 음성으로 웃어 젖히면서 소리를 질렀다.

“이 괘씸한 중 녀석아! 모가지가 달아날 것을 각오해라! 왜 미친 놈처럼 주둥이를 함부

로 놀리고 주책없이 까부느냔 말이다!”다음 순간, 그 묘족의 복장을 한 괴상한 늙은이는

오른팔을 불쑥 뻗쳤다. 그의 두 팔도 두 넓적다리와 똑같았다. 초록색 생선 비늘 같은 것

이 덕지덕지 붙어서 시퍼런 광채가 번쩍번쩍 손가락을 확 펼쳐 가지고 주육화상의 등

줄기를 단숨에 움켜 잡아버리려고 했다.그러나 주육화상은 마치 등덜미에도 눈이 달

려 있는 사람 같았다.상반신을 왈칵 고꾸라지듯 앞으로 꾸부리면서 있는 목청을 다해

서 고함을 질렀다.”안 된다! 안 돼! 이 화상은 아직도 죽고 싶은 생각은 없는걸! 좀더

살아야 되겠다!”이렇게 소리를 지르면서, 다 낡은 신짝을 질질 끌고 몸을 비칠비칠 쓰

러질 듯 쓰러질 듯하더니 재치 있는 솜씨로 몸을 얼음판에서 미끄러지는 사람같이

홱 옆으로 뽑아 가지고 훌쩍 비운의 등덜미에 가 우뚝 버티고 섰다.주육화상이 교묘

하게 몸을 피해서 비운의 등뒤로 슬쩍 숨어 버리자, 묘족의 복장을 한 괴상한 늙은이

가 얼굴을 마주치게 된 것은 바로 비운이었다.비운은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뾰족한

소리를 질렀다.”안 돼요! 이리 대들지 말아요! 내 몸을 다치지 말아요! 나의 이 개는

체구는 작아 보이지만 사람을 암팡지게 물어 뜯는단 말예요!”묘족의 옷차림을 한 늙은

괴물은 주육화상을 움켜잡으려다가 허탕을 치고, 얼굴 앞에서 나이 어린 계집애 하나

가 앞길을 가로막는지라, 울화가 치밀어서 짐승이 울부짖듯 으르렁댔다.”우후후흥!

뭐라구?”그 소리가 끝나는 순간, 다짜고짜로 비운을 움켜잡으려고 왈칵 덤벼들었다.

“에그머니나! 왜 나한테 이럴까?”비운은 자지러지게 놀라는 척하고 전신을 오싹 떨었

다.그 찰나에 개를 안고 있던 손을 놓아 버리며, 들릴 듯 말 듯 가볍게 휘파람을 쉭 하

아슬아슬한 찰나였다. 하마터면 몸을 피할 겨를이 없을 뻔했다.매소천은 당황하고 초조

했다. 삼대 문파 영도자들 중에서 매소천이 서 있는 지점이 비운과의 거리가 제일 가까